Z세대라는 허울

 

시대가 많이 변했다. 상명하복, 그리고 까라면 깠던 시절이 지났다.

 

소위 Z세대라고 불리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의 인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면서, 기업 분위기가 점점 유해지는 것을 느낀다. 내가 속한 회사만 하더라도 경영진이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찍어 누르지 않고, 말단 직원들의 의견과 생각까지 의사결정에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다수의 의견이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말단 직원들은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어쩌면 경영진 입장에서는 뺑뺑 돌아가는 수고로움을 들이면서까지 Z세대 직원들을 위해주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동시에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더 많은 Z세대 인재를 지키기 위한 기업의 생존방식일 수도 있다. 

 

다소 꼰대인 내 입장에서, 지금 2022년은 Z세대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는 호시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단 직원임에도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고, 본인이 주축이 되어 회사의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Z세대는 본인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 무조건 자신의 의견이 의사결정에 반영되어야 하고, 본인의 오케이 싸인 없이 내려진 회사에 결정에는 반감을 갖는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존중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의견은 무조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개성은 중요시하지만, 다른 사람의 개성은 나의 개성과 양립할 수 없다. 기성세대를 거부하면서, 어쩌면 기성세대보다 더 꼰대스럽지 아니한가. 

 

적고 보니 내용이 Z세대를 향한 쉐도우 복싱이 되어 버렸다. 결국 말하고 싶은 건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자기 개성에 취한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의 개성과 의견을 존중해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다. Z세대라는 허울에 매몰되지 않고, 함께 일하고 싶은 Social Man으로 거듭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