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기획'이 뭔데?

기획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회사에 다니든 다니지 않든 기획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광고를 만드는 제일기획도 기획을 하고, 방송국에서는 특별기획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 회사의 상사는 후임들에게 "이번에 기획서 좋던데?"라는 말을 하고, 회사에는 전략기획, 경영기획, 서비스 기획, 영업기획, 사업기획, 상품기획 등 자칭 타칭 기획을 한다는 부서가 넘쳐난다.

 

 

어쩌면 기획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말이라서 도통 체감이 되지 않는다. 나 조차도 회사에서 기획을 담당하는 부서에 있지만, 누군가 나에게 "기획이 무어냐?"라고 묻는다면 명쾌히 말할 자신이 없다. 이건 마치 축구선수가 축구라는 행위를 정의하지 못하는 것과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끄럽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기획이 무엇인지 정의해보려고 한다. 

 

네이버 행정학사전에서 정의한 기획의 의미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기획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 그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확인하고, 그 목적을 성취하는 데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문장을 다시 세분화하면, ① 현재(AS-IS)와 다른 변화(TO-BE)를 만들어내야 함 ② 그 변화를 만드는 목적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함 ③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어떤 행동(Action)을 설계해야 함 ④ 설계한 행동을 실행해야 함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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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정의된 기획이란 어떤 의미일까? 일 잘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강연까지 하는 박소연 작가의 책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에서는 기획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14644559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기획이란 진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desired goal)을 찾는 일이다. 진짜 목적에 대한 고민 없이, 어디서 얼마의 가격에, 언제 따위만 생각한다면 공허한 기획이 된다. 진짜 목적을 깊이 생각하면 방법(HOW)은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찾았다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를 찾는 것이 다음 과정이라고 하였다. 이 책의 작가는 적합한 행동을 찾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으로 로직 트리를 제안한다. 

 

 

로직 트리를 쪼개어 내려가면서 근원적인 해답을 찾아나갈 수 있다. 로직 트리는 정말 다양한 행동 중에 특정 행동을 해야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인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이 과정을 거쳐 적합한 행동을 찾아냈다고 하더라도, 여기서 그치지 말고 논리를 검증하기를 권한다. 작가는 이것을 So What - Why so 방식이라고 정의한다. 어떤 방안이 특정 결과를 도출해낸다고 할 때, 연역과 귀납이 말이 되도록 논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낸 방안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호환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잘못된 방안일 확률이 높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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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나 스스로 '기획'이란 단어를 정의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기획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행동을 고안해내는 행위이다.
목적은 분명해야 하며, 행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방법인지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본질을 잃은 기획은 남을 설득할 수도, 실행에 옮길 수도 없다.

 

 

상품기획의 본질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고안해내는 것이고, 전략기획의 본질은 회사의 생존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내는 것이며, 서비스 기획은 사람들이 가진 문제점이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누가 어느 부서에서 일하든 기획의 대상만 바뀔 뿐 기획에 필요한 사고방식과 본질은 동일하다. 물론 이것만 숙지한다고 '기획의 신'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기(획)린이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