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횡단기 Ep.END | 서울과 하남의 경계선에서 끝을 외치다

이방인Jay 2022. 9. 2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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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늘은 걷지 않고 목적
지까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날이다.

목적지는 강동구의 능골근린공원. 서울과 하남의 거의 경계지점에 위치한 공원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행인 만큼 충분히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했다. 출발 시각은 오전 10시 45분. 네이버지도가 알려주는 대로 잘 가면 대략 12시쯤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겠구나 싶었다.

장한평에서 따릉이를 빌리고 길을 나섰다. 불과 10분도 되지 않아 군자에 도착했다. 진작에 따릉이를 타고 여행할 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바로 문명의 이기인가.

뒤이어 아차산역에 도착했다. 5호선 아차산역은 어린이대공원 후문과 붙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친구들과 함께 어린이대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휴식을 마치고 바로 천호대교 방향으로 이동했다. 광나루쪽으로 이동하던 중 굉장히 익숙한 식당이 눈에 보였다.

망향비빔국수. 유튜브에서 봤던 유명한 맛집이었다. 원래 다른 식당에 갈 생각이었으나, 유명한 식당을 놓치고 싶지 않아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따릉이를 식당 앞에 파킹(?)하고 식당에 들어섰다. 맛집답게 차량도 많고 사람도 많았다. 비빔국수 2개, 잔치국수 1개, 찐만두 1개, 치즈만두 1개를 주문했다.

비빔국수는 보통맛을 주문했는데 꽤나 매콤했다. 전체적으로 맛은 안정적이었고 가격도 저렴해서 자주 올만한 가게였다.

계획보다 이른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천호대교 방향으로 이동했다. 한강대교를 자전거로 넘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살짝쿵 무서웠지만 기분은 좋았다.

천호대교를 건너고 한강공원에 입성했다. 이제는 한강을 따라 하남 방면으로 쭉 이동할 차례였다.

더 이상 어려운 코스는 없을거라 생각했다. 그저 한강변을 따라 여유롭게 페달을 밟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이게 웬걸. 오르막 코스가, 그것도 경사가 상당히 높은 길이 계속 이어졌다. 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았다.

머지않아 따릉이에서 내려 직접 끌고 올라갔다. 친구들도 모두 힘들어했지만 상황이 너무 재밌어서 웃음이 나왔다.

오르막길 이후로는 계속 내리막길과 평지가 우리를 맞이했다. 이때부터는 그야말로 쾌속 질주를 했다.

대략 고덕동을 지나는 순간부터는 그 어떤 장애물 없이 편하게 갔던 것 같다. 저기 멀리 아파트숲이 보였다. 이제 한강코스가 끝나고 목적지에 다다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후 1시 40분을 끝으로 목적지인 능골근린공원에 도착하였다.

따릉이를 반납하고 앱을 확인해보니 자전거로 16.54km를 이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막상 목적지에 도착하니 그리 많은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완주의 뿌듯함과 무탈함의 안도감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었다.

혼자였으면 결코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일을 친구들 덕분에 마칠 수 있음에 감사했고 행복했다.

친구들 또한 힘든 기색을 보이긴 했지만, 재밌고 특별한 경험을 했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여행 후기를 작성하는 이 기회를 빌어 친구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이번 여행은 계획대로도 아니었고, 마냥 순탄하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서도 더 나은 대안을 찾고, 타협도 하며 목적지까지 무사히 잘 도착할 수 있었다. 결과만이 아닌 과정도 중요하게 여기는 친구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여행에서 배운 교훈이다.

누군가와 함께 해야하는 일이라면, 과정 속에서 조화로움과 화합을 놓치지 말 것